함께하는 가치를 깨닫다
당진정보고등학교 안미영
다들 처음 시작은 어색하고 잘하고 싶은 마음 가득한 교사였을 것이다. 한 가지 고백을 하고 시작하고자 한다. 난 아직 미숙한 초보교사다. 나도 능숙한 교사이고 싶고, 아이들에게 많은 가치를 깨닫게 할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처음 교직사회에 발을 들이고 수많은 좌절과 한계를 느꼈다. 머릿속에는 공부한 교육학 이론과 전공 지식 뿐인데, 학교에 오니 정말 실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몸으로 부딪쳐보니 교생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담임이 되어 학생과 상담을 할 때에도 머릿속으로만 아는 상담지식을 활용하고 싶지만 단순한 지식을 행동과 말에 녹여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수업에서도 엎드려자는 학생들을 깨우고, 떠드는 학생들을 지도하며 수업하니 매 시간 시간이 전쟁과도 같이 느껴졌다. 그렇게 한 해가 지났다.
그 동안에도 최대한 좋은 교사가 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연수시간이 190시간이 되도록 원격수업에 대한 연수, 학생 상담에 대한 연수 등등 다양한 연수를 수강했다. 교과서가 헐도록 교재연구를 하고 수업에 들어갔지만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혼자서 공부해 혼자 노력하니 발전이 더뎠다. '왜 안될까.', '왜 자꾸 실수만 할까.' 스스로 책망하고, 방향을 잡지 못해 막막함만 느껴질 때, 다른 선생님들로부터 이어진 귀중한 경험과 시간들이 조금씩 길을 만들어주었다. 교사가 되고나서, 그리고 되기 전에 노력한 그 과정 속엔 나 혼자서 이뤄낼 수 없던 많은 일들이 있었다. 특히 생활지도와, 수업에 있어서 많은 동료 선생님들의 조언이 있었다. 덕분에 많은 배움이 있었다. 지금도 많이 부족하지만 이런 귀중한 만남과 조언 덕분에 힘을 얻어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자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준비하는 수업'
수업을 잘하는 교사. 노래를 잘하는 가수만큼 어색한 문장이지만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수업에 대한 자신감이 교사효능감에 있어서도 참 많은 영향을 미치는구나 싶었다. 작년 한 해 수업에 있어서 정말 매 시간이 아쉬움이 남았고, 반성했다. '이렇게 동기유발하면 안되는데', '이렇게 설명하면 어려울텐데' 등등 여러 상념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직 처음이라 어색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더 공부하고, 더 잘 알려주고 싶어서 그래서 성장교실에 들어갔다.
성장교실을 통해 깨달았다. 만남과 공유라는 그 귀중한 자리가 배움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나 혼자라면 깨닫지 못했을 가치들을 선생님들을 통해 함께 같은 고민을 나누며 알게되었다. 성장교실에서는 여태까지 수동적으로 듣던 연수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단순하게 듣기보다는 여러 선생님들과 생각과 경험을 주제로 이야기했으며, 그러면서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성장교실에서 우리 팀은 '학생을 성장시키는 평가와 피드백이란?'주제로 9월 교육과정을 준비하였다.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해 세 권의 책을 통해 공부했다. 그 중 한 책에서 '이해'라는 용어에 대하여 거론되었다. 나는 이해가 받아들인 내용이 머릿속으로 그려질 때를 이해했다고 생각했었지만, 책에서는 나아가 마치 자동차 운전이 숙달되듯이 배운 내용을 활용할 수 있을 때를 이해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과연 나는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을까? 그냥 단순하게 이론을 다른 방식으로만 전달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그래서 성장교실 평가팀의 든든한 팀장님이신 보라쌤, 꼼꼼하고 디테일함이 돋보이시는 나현쌤, 귀중한 피드백과 조언을 해주시는 퍼실 예솔쌤, 운영에 많은 도움을 주신 광현쌤과 함께 줌으로도, 오프라인으로도 만나 같이 책을 읽고 수업과 평가에 대한 관점을 나누었다. 수행평가 채점기준표의 제작에 관련한 빨간 책을 읽고 나누며, 수행평가 예비 시행하기에 대하여 알았다. 예솔쌤의 제안에 따라 서로의 수업 흐름을 공유하고, 그 후 1학기 평가기준안을 설명하시는 시간을 가졌는데, 수행평가 채점기준표에 무엇이 수정되어야 하고 어떤 점들을 챙겼어하는 지 알 수 있던 시간이었다. 채점기준표에는 내가 평가하고자 하는 평가 요소가 구체적으로 들어가고 평가하지 않을 부수적인 요소와 구분했는데 내 1학기 채점기준표에 모호한 점이 많았단 걸 깨달 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2학기에는 1학기 때보다는 수월하게 평가를 진행했다. 예솔쌤의 초대로 참여한 PBL 센터의 10월 교육과정에서는 다양한 선생님들의 수업 사례를 들을 수 있었는데, 단순히 과제를 해결하는 수행평가 과제가 아난 학생들이 조금 더 즐겁게 준비할 수 있는 수업과 프로젝트들을 진행하신 모습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 올 해 참여한 활동을 통해 다양한 선생님들을 만나고 배우며 항상 귀중한 가치를 배우고 있다. 학교에 돌아가면 생각보다 배운내용들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수업을 준비하며 이런 열정과 배움을 녹여내고자 노력한다.
안미영
학생들과 함께 선생님으로서도 많은 성장을 바라는 교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