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주도성을 끌어내는 학생자치회
손현원(충남교육청교육과정평가정보원 체육교사)
교사: 학생회장 하느라 고생 많지?
학생: 다들 도와줘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거 같아요. 그래도 예전보다 프로그램이나 회의가 많아져서 어려운 건 있어요.
교사: 그렇구나! 잘하고 있나 보네!! 잘 경험해서 고등학교 가서도 리더 역할 하면 좋겠다~
학생: 그러게요ㅎㅎ 2년 동안 쌤한테 자치회 운영 방법 배운 게 큰 거 같아요!! 진짜 감사했습니당
교사: 도움이 되었다니 뿌듯하다^^ 잘 지내고 학교 가게 되면 보자 00아 ~~ 생일 축하해
학생: 다시 한번 감사합니당
작년까지 근무하던 천남중학교의 올해 학생회장과의 대화 일부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1학년 때와 선배들을 따라 하던 2학년 시기를 지나, 이제는 제법 학생회를 잘 이끌어 가고 있었다. 특히 “다들 도와줘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라는 말에서 ‘주도적으로 함께 만들어 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도성이란 ‘어떤 일에 주체가 되어 이끌거나, 부추기는 행위이다.’ 즉 주도성이 있다고 말하려면 그 사람이 어느 단체나 어떤 일의 중심에 있는지, 단체나 일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끌어가거나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부추기는지를 살펴야 한다. (김덕년 외 8인, 2023)
2022년과 2023년, 학생 기획 업무를 맡으며 학생자치회를 담당하게 되었다. 확인해 보니, 코로나 이후 흐름이 끊겨서인지 학생회 활동이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먼저 교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았다. 학생자치회가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아이들이 모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선생님들과 협의하여 보조 교실을 학생회의실로 지정하고, 교무부장님과 논의하여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학급 회의와 다모임(학생 총회)을 월 1회씩 정례화했다. 또한, 학생자치회 지침을 참고하여 학생운영위원회와 학생대위원회를 구성하고, 학생회 회의 및 대위원회 회의를 분기별 1회씩 운영하도록 계획했다.
두 번째로 학기 시작 전인 2월에 학생회 임원들과 모여 연간 운영계획을 함께 세웠다. 학생회에 참여하는 아이들답게 방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PPT까지 만들어 오며 적극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 2023년 연간 운영계획 회의
▲ 2023년 학생자치회 월간 세부 일정표
이렇게 시작한 학생자치회는 얼마나 잘 운영되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당탕 실수 연발이었다. 처음 접하는 활동이었기에 아이들은 교사만 바라보기 일쑤였고, 나 역시 아이들의 자발성이 떨어질까 봐 어디까지 지도해야 할지 중심을 잡기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바쁜 학교 일정에 치여 계획한 활동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학생회의실이 보조 교실이었기에 수업이 있을 때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때도 있었다.
▲ 다모임 후 결과 공지
1년의 활동을 마치고 아이들에게 받은 학생자치회 활동 설문지에는 “어려웠지만 좋은 경험이었다.”라는 소감이 대부분이었다. 여기서 ‘어려웠지만’은 부서별 행사를 운영하는 것이었고, ‘좋은 경험’은 다모임을 통해 선후배 친구들과 주기적으로 대화하고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 봐도 월 2회씩 전교생이 모여 학교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은 어디서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값진 시간이었음을 실감한다.
▲ 학생대위원회
▲ 다모임(학생총회)
2023년에는 운영이 훨씬 안정적이었다. 2022년 임원들이 대거 2023년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연속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2022년에 효과적이었던 활동을 확대하고, 어려웠던 활동은 축소하는 등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모임 주제를 스스로 정하거나, 학교 일정 변경 및 행사 추진에 대한 건의를 하는 등 다양한 의견을 전해왔다. 또한, 학기별로 실시되는 교육과정 평가회에서 의견을 모아 제시하고, 학교장 간담회를 통해 활동 현황을 전달하며 필요한 부분을 요청하기도 했다. 분명 작년보다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2022년에는 교사가 시키는 것만 할 줄 알던 아이들이 2023년에는 스스로 고민하고 행동하는 아이들로 성장했다. 그들은 학교의 진정한 주역으로 발돋움하며, 학교의 변화를 끌어내고 있었다. 즉, 학생들의 주도성이 발휘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교사의 주도성은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나는 학생자치회 업무 담당 교사로서, 아이들이 스스로 학교를 위해 고민하고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교사 주도성을 가지고 임했던 것이다. 동료 교사와 소통을 통해 협력하여 장소와 시간을 확보하고, 아이들과 함께 연간계획을 세우며, 2년 동안 꾸준히 소통하며 학교 문화 변화를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시간이 아이들의 주도성 성장에 마중물이 되었을 것이다.
그 아이들이 만들어 갈 2024년과 2025년의 학생회도 분명 휘몰아치는 변화 속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혼자가 아닌 함께 성장하며, 또 한 단계 나아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참고 문헌>
김덕년 외 8명(2023). 주도성. 교육과 실천.
학교 교육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체육은 학교를 움직이는 힘! 체육이 미래다. 체육수업을 통해 학생의 삶에 건강과 행복을 심는 농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