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책읽기를 활용한 역사 논술 수업
김준수(강당초등학교 초등교사)
초등학교는 학문의 기초와 기본 생활 태도를 가르치는 곳이라는 사실에 대해 이견이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 기초와 기본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2022 개정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에서는 학교 교육과정이 학생들의 기초소양 함양을 책임질 수 있는 방향으로 구성되어야 함을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이 교육과정은 우리나라 교육과정이 추구해 온 교육 이념과 인간상을 바탕으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함양하여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한 교육과정 구성의 중점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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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모든 학생이 학습의 기초인 언어ㆍ수리ㆍ디지털 기초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하여 학교 교육과 평생 학습에서 학습을 지속할 수 있게 한다.
(교육부 고시 제2022-33호 [별책1] 초중등교육과정총론, 2021)
불확실성과 사회적 복잡성이 증대된 미래 사회에 대비하여 교사는 학생들의 기초소양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의 수업을 설계한다. 필자는 이 중 언어 기초소양을 기르기 위해 ‘온책읽기를 통한 역사논술’을 주제로 초등학교 6학년 국어-사회-도덕 융합 교과 수업을 설계하고 진행하였다.
수업 설계의 배경: 읽기와 쓰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
현재 교육 현장에서 기초 문해력의 저하는 초중고를 막론하고 큰 문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578회 한글날을 맞아 전국 초중고 교사 5,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 문해력 실태 인식조사’에서 91.8%의 교사가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저하됐다”고 답했다.(한국교총, 2024) 필자도 교직 경력이 길지는 않지만, 학생들이 읽기를 어려워하고,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학생들의 언어적 기초소양과 문해력을 높일 수 있을까? 디지털 교구와 매체를 활용한 맞춤형 문해력 교육, 기초학력증진 프로그램 강화 등 학생들의 기초 언어소양과 문해력을 높이는 다양한 방안들이 연구되고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독서’와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너무 뻔하고 오래된 방법이다.” , “영상 매체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읽기의 흥미를 되려 떨어뜨린다.” 등의 비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해력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학생들이 글(텍스트)를 읽는 과정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꾸준히 수행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초등학교 6학년 사회와 도덕과에 등장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남북통일 문제 등 역사적 주제를 다룬 온책읽기와 논술수업을 재구성하였다.
수업의 목적
본 수업 재구성 및 설계의 주된 목적은 크게 3가지이다.
첫째, 학생들에게 기능적 교과서 읽기가 아닌 글 한 편을 온전히 읽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한다. 교과서 속 글 읽기(특히, 국어)는 학생들에게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교과서 속 글들은 분명, 독자의 언어적 발달 수준에 부합하며 몇몇 글은 국내외 유명 문학상 수상작도 포함되어 있지만, 이 글들은 국어의 특정 기능을 훈련하기 위한 ‘수단’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6학년 2학기 국어책에는 ‘숲이 주는 이로움’과 관련된 글이 나온다. 하지만 이 글이 등장하는 차시의 학습 목표는 ‘근거를 뒷받침하는 근거자료(표, 그림, 그래프 등)를 찾기’이다 보니, 학생들은 글의 내용 자체를 집중해서 읽기보다는 근거자료만 찾는, 기능적 목표만 명확한 글 읽기를 한다. 학생들이 이러한 글 읽기를 통해 독서에 흥미를 갖기는 매우 어려우며, 사실상 초등학교 6년의 국어 교육과정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일부 문학작품도 이야기의 일부만을 단편적으로만 실어서 교과서 읽기로는 글을 온전히 감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필자는 하나의 완결성 있는 이야기를 기능보다는 글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경험을 충분히 제공해주고 싶었다.
둘째, 학생들이 자기 생각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방법을 이해하고, 타인의 생각을 수용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능동적 의사소통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필자가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점 중 하나는 발표를 못 하는 학생들이 단순히 소심해서 발표를 못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는 ‘방법’을 자세히 배우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필자가 설계한 수업은 책을 단순히 읽고 끝나는 수업이 아니라, 매시간마다 책을 읽고 본인이 느낀 감상을 친구들과 이야기해야 한다. 이러한 의사소통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들어 이야기하는 방법 익히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태도도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논설문을 작성하고 상호평가를 실시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정교화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셋째, 건전한 역사관을 정립한다. 초등학교 5~6학년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은 공교육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역사를 배우게 된다. 안타깝게도, 초등학교 한국사는 긴 반만년 역사의 흐름을 사실상 1년 안에(5학년 2학기, 6학년 1학기) 모두 학습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거의 없이, 지식과 정보 전달식 수업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역사가 가지는 객관적 사실성도 중요하지만, 역사가 기록된 당시의 상황과 인물들 사이의 갈등 등 주관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요소들을 탐구했을 때, 역사교육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초등학생들은 역사적 사건들이 옛날에 이미 종결된 고정불변의 사건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일부러 아직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역사적 주제(독도, 일본군 위안부, 남북통일 문제 등)를 선정하여 학생들과 온책읽기를 통해 깊고 확실한 역사와의 첫 만남을 이끌어내고자 노력하였다.
수업 계획과 활동
‘온책읽기를 통한 역사논술’ 수업은 국어, 사회, 도덕 세 교과를 융합하여 재구성하였다. 재구성의 기초가 된 교과별 성취기준은 다음과 같다.
<표 > 재구성 성취기준(2015 교육과정 기준)
<표1>의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설명하자면, 필자가 재구성한 수업의 내용적 요소는 사회과와 도덕과의 성취기준을 근간으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설정한 큰 역사적 학습 주제는 ‘독도 영유권 문제’, ‘남북 통일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이다. 학생들은 거의 2개월 동안 이 주제와 관련된 도서들을 읽으며 역사적 사실과 내용을 학습하였다. <표1>의 국어과 성취기준은 재구성한 수업의 활동적 요소와 관련이 깊다. 매 차시 함께 책을 읽고, 10분 동안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이해를 넓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을 다 읽으면, 세 가지 역사적 주제 중 원하는 주제를 골라 자신의 주장이 담긴 논설문을 작성하고, 바꿔 읽으며 동료평가를 한다. 역사적 주제에 관한 소설책을 읽으며 매시간 이야기하는 활동이 거의 두 달이 걸렸고, 자신의 주장과 근거가 드러난 논설문을 쓰는 훈련이 1주일, 자신이 선택한 역사적 주제에 대한 논설문을 완성하고 상호평가하는 과정이 2주일, 다 합쳐 거의 3개월이 걸린 대형 프로젝트였다.
<표2>책 읽기와 생각 나누기
관련 단원 6개에 40차시짜리의 큰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읽을 책이었다. 원래 계획은 위안부, 독도, 통일 문제별로 한 권씩 책을 선정해서 읽고 싶었지만, 수업의 규모가 너무 비대해지는 것을 우려하여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잘 알고 있는 독도 문제의 경우는 온책읽기 및 독후활동을 진행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읽을 위안부와 남북통일 문제와 관련된 책을 선정하기 위해 ‘그림책사랑교사모임’에서 출판한 서적을 참고하기도 하고, 주변 선생님들께도 조언을 구해 다음과 같은 5가지 기준으로 온책읽기 도서를 선정했다. 첫째, 역사적 주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사실적 내용을 담고 있는가? 둘째, 초등학교 6학년 수준에 적합한 어휘들이 주로 사용되었는가? 셋째, 소설의 배경과 등장인물이 학생들로 하여금 충분히 흥미를 불러일으키는가? 넷째, 챕터 별 분량과 전체 페이지 수는 적절한가? 다섯째, 독후활동으로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다룰만한 상황이 충분히 많은가? 이와 같은 기준으로 선정된 두 가지 책은 위안부 문제를 다룬 정란희 작가의 “나비가 된 소녀들”과 통일한국의 학교 모습을 상상한 전성희 작가의 “통일한국 제1고등학교”였다.
▲나비가 된 소녀들(정란희, 2017)
▲통일한국 제1고등학교(정선희, 2017)
독서 활동을 하는 1차시(40분)는 주로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우선, 처음 3분은 독서 전 활동으로 교사가 학생들에게 지난 시간까지 읽었던 내용을 상기시키거나, 이번 시간에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25분~30분 정도 모든 학생들이 돌아가며 인당 2~3분 정도 분량의 글을 소리 내어 읽는다.(2024학년도 필자가 맡았던 학급의 학생 수는 10명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귀찮아도 소리 내어 또박또박 읽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는 학급 전체가 읽기에 더욱 몰입하고, 스스로의 읽기를 점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 10분 동안,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 매트에 동그랗게 모여 앉아서 오늘 읽었던 부분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단, 독후활동 초기에는 학생들이 입 열기를 꺼리거나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처음에는, 교사가 책을 읽고 나눌 수 있는 이야기의 종류를 유형화하여 학습시키는 과정을 거치면 좋다. 이야기를 읽고 의문이 생기는 점, 인물의 행동에 대한 찬성 혹은 반대 의견, 이야기의 상황과 비슷한 자신의 경험, 이야기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등을 기호화하여 붙임메모지에 표시하고, 이를 책에 붙여가며 읽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충분히 훈련되면, 이야기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하며, 학생들은 같은 시간에 같은 이야기를 읽었어도 사람마다 의견이나 생각이 다른 것을 신기해하며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독후 감상 나눔에 참여하게 된다. 나중에는 선생님의 별다른 개입 없이도, 학생들이 스스로 독후 감상을 나누는 수준까지 성장하게 된다. 교사는 학생들의 이러한 나눔 활동을 허용적인 시선으로 봐주며, 장려해야한다. 하지만, 가끔 특정 인물이나 사건의 찬반에 대한 감상 나눔은 분위기가 토론처럼 과열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교사가 함께 자리에 위치하며 사회자 역할을 하고, 토킹스틱 등을 활용하는 등 말하기 규칙을 설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 독후 감상 나눔에 참여하는 학생들
자신의 생각을 글로 나타내기
학생들이 긴 시간에 거쳐 책을 읽으면, 학생들은 위안부 문제, 남북통일, 독도 문제 등에 대한 자신만의 주장이나 의견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자신의 주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와 자료를 활용해 논리적으로 구성한 논설문을 쓰는 것이 이 수업의 산출물이 된다.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주장하는 글은 기초적이지만 매우 중요하며 모든 글쓰기의 기본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필자는 학생들에게 서론-본론-결론으로 이어지는 논설문의 기본 구조를 충분히 가르친 후, 글쓰기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첨삭을 받은 후, 고쳐 쓰고, 고쳐 쓰고, 또 고쳐 쓴다. 많이 고친 학생은 종이를 10장 가까이 고쳐 쓰기도 하였다. 학생들은 정말 힘들었겠지만, 끝까지 집중하고 몰입했다. 자신들이 관련 도서를 읽으며 깊게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눴던 주제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것이다. 학생들은 자신의 주장을 튼튼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자료를 서적, 태블릿PC, 교과서 등을 통해 스스로 찾아내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더 깊은 공부가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한 주제에 대한 깊은 연구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동료평가
논설문의 평가는 교사 혼자서 진행하지 않고, 심사 형태의 동료평가를 더해 평가 주체를 다면화하였다. 학생들 또한 이 주제를 긴 시간 동안 공부하면서 배경지식이 충분히 갖추어진 상태이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주장과 근거의 논리적 관계를 파악하는 것도 큰 공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평가기준은 수행평가 1주일 전부터 학생들과 논의하여 세부 기준과 배점을 정하였다. 한 심사위원당 글의 구조(서론-본론-결론) 30점, 주장-근거의 타당성 30점, 참신함과 설득력 20점, 맞춤법 10점, 바른 글씨 10점을 배점으로 다섯 가지 기준에 대해 채점하고 최대 100점까지 점수를 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두 명의 동료와 한 명의 담임교사로 이루어진 심사단으로부터 최대 300점까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하였다.
▲역사 논설문 계획표 및 수행평가 채점기준표
간혹,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경우, 정해진 기준과 무관하게 본인과 친한 친구에게는 높은 평가 점수를 주지만, 반대로, 본인과 사이가 좋지 않은 친구에게는 낮은 점수를 주는 경우도 가끔 있다. 필자가 번거롭지만 동료평가를 실시하기 전에 평가 기준을 일방적으로 제시하기보다 학생들과 평가 기준을 협의하는 이유는 학생들 모두의 생각이 반영된 기준에서는 학생들이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기준 협의 과정을 기회 삼아 공정함의 중요성과 공정하지 못한 평가의 불이익을 충분히 설명하는 것도 평가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다행히, 이 수업을 함께 했던 6학년 학생들은 훌륭한 동료평가로서 제 몫을 다해주었다. 자신이 오랫동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과정을 온전히 겪었기 때문에 타인의 글에도 그만한 노력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알아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수업 이야기 후기
필자가 짧은 교직 경력이지만 돌이켜 봤을 때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좋은 수업’으로 기억되는 수업들 대부분은 ‘정말 힘들지만, 무척 뿌듯한 수업’인 경우가 많다. 이 온책읽기와 역사논술 수업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학생들에게 물어봐도, 정말 힘들었다고 한다. 매번 사용했던 교과서 대신에 이야기책 한 권을 길게 읽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했고,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수업이 싫증을 느낀 경우도 있었다. 특히, 독서한 내용을 바탕으로 글쓰기 활동에 들어갔을 때에는 정말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저마다 최선을 다한 글을 완성하였고, 대부분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표현해본 경험이 소중하다고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이 수업이 끝나고, 학급에서 나타난 긍정적 변화 중 하나는 학생들이 책을 읽는 습관이 생겼다는 것이다. 아침시간, 점심시간, 쉬는 시간에 그렇게 책을 읽으라고 잔소리해도 책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학생들조차 저마다 책 한 권을 들고 다니는 버릇이 생겼다. 오늘날 디지털 매체의 발달로, 어려서부터 스마트 기기에 노출된 학생의 뇌는 책 읽기에 부적합하게 변형된다는 이야기를 언젠가 뉴스에서 들은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정말로 학생들에게 부족했던 것은, 몰입해서 한 권의 책을 길게 읽어내는 여유와 경험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결국, 인간은 경험을 통해 성장할 기회를 마주하고, 진화한다. 학생들의 기초소양을 길러주기 위한 충분한 양질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공교육의 근본적 목적이 아닐까 싶다. 성장하는 존재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발판을 마련하는 일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초중고 학교 현장에는 훌륭한 역량을 지닌 선생님들이 많이 계신다. 선생님들이 학생의 눈높이에서 즐겁고 의미 있는 수업을 하는 하루하루가 더욱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참고 문헌>
정란희(2017). 나비가 된 소녀들. 서울: 현암사
전성희(2017). 통일한국 제1고등학교. 서울: 자음과 모음
그림책사랑교사모임(2023). 그림책 활동 100: 그림책 수업을 고민하는 선생님을 위한 활동 백과사전. 서울: 한국도서관저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2024). 보도자료: 학생 문해력 실태 교원 인식 설문
교육부(2021). 제2022-33호 [별책1] 초중등교육과정총론
교실 속 배움이 일어나는 과정을 탐구하고 싶은 교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