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의 인생은 어떻게 지나왔나요? 또 어떻게 흘러가길 바라시나요?
하누리(천안불무중 국어교사)
추천 책: 100 인생 그림책(하이케 팔러, 사계절)
2021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이번 한 해를 돌아보며 생각해 보니 저의 가장 큰 고민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늦은 고민은 아닌가 싶으시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는 너무나도 쉽게 자기 자신에 대해, 살아온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라고 요구하면서 늘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습니다. ‘과연 나는 내가 던진 이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있을까?’하는 물음이 늘 따라왔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도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명확한 답을 찾진 못했지만 스스로를 돌아보고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만난 책이 『100 인생 그림책』입니다. 작가는 갓 태어난 조카를 보고 우리가 사소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대한 위대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어 책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살면서 무엇을 배웠는지 질문하고 이를 엮어 0세부터 99세까지 각각의 나이별로 삶에서 새롭게 배우게 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책을 꺼내 읽을 때마다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다르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81세의 문장 ‘이제는 나이를 한 해 한 해 세는 게 아니라 행복하게 보내는 순간순간을 세고 있다고?’입니다. 작은 것이라도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이를 소중하게 여기는 삶이 내가 바라는 삶의 모습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림책이 주는 울림은 특별합니다. 부담 없이 쉽게 집어 들고 읽기 좋고, 읽은 후에 삶에 대한 통찰을 조금은 쉬이 하게 됩니다. 더욱 좋은 것은 같은 그림책을 읽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림책이 갖는 상징성은 사람마다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내면에 있는 깊은 이야기를 이끌어 내기 좋습니다. 특히나 『100 인생 그림책』은 이 책의 구절들이 내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내가 살아오면서 무엇을 배웠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꺼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책을 읽고 책 자체를 좋은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에 그림책 독서교육모임 ‘그림숲’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함께 읽고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나누고 더 나아가 인생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눴던 경험은 제 마음 한구석에 오래 기억될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2021년 한 해를 열심히 달려오신 선생님들께서도 이 책을 읽어 보시고 자신과의 대화, 혹은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