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성장교실 이야기
박유정(천안두정고 미술 교사)
서은지(천안업성고 수학 교사)
신주희(천안업성고 국어 교사)
임진묵(천안중 수학 교사)
‘어떻게 하면 수업과 평가가 잘 연계될 수 있을까?’, ‘학습자의 흥미를 이끌어 내는 수업은 어떤 수업일까?’, ‘교실 안에서 나는 어떤 교사로 살아가야 할까?’ … 저마다의 고민을 가진 네 사람이 2021년 성장교실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8월 교육과정 팀은 성장교실 첫날, 탐구 주제를 정하는 시간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로 구성된 팀이었습니다. 그래서 각자 참여하기를 원했던 주제도 조금씩 달랐고 처음 모였을 때도 고민이 많았고요. 그러다가 교육국 선생님들의 도움 속에서 우리 교사들이 마주하게 될 ‘미래’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2020년 코로나19와 함께 교사들은 갑작스레 학교의 변화를 온몸으로 경험하게 되었고, 미래에 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었죠. 그러한 경험을 한 우리들만이 할 수 있는, 교육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사실 정말 쉽지 않은 주제였습니다. 공부할 것이 너무 많았고, 미래교육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될 때마다 우리 성장교실 선생님들과 무엇을, 어떻게, 어디까지 나누어야 할지 고민이 커져만 갔습니다. 아마 퍼실 선생님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 글을 빌려 저희와 함께해 주신 퍼실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8월 교육과정, 경계를 넘는 교실 주요 활동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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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브레이킹: 샌드위치 만들기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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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래교육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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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교에 대한 상상을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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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교육 담론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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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형 미래교육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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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교육 부스 체험: 미래학교 공간 혁신, AI 개별화 수학 수업, AI와 함께하는 미술 수업, ALLO와 함께하는 협력 수다 나눔 중 2개 프로그램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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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뛰어넘는 수업 만들기
1. 8월 성장교실의 시작은 샌드위치와 함께
교육과정의 시작을 여는 아이스브레이킹은 선생님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직접 체험할 수 있으면서도 ‘미래교육’과 관련된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는 샌드위치 만들기 활동을 선택했습니다. 아마 여러 선생님께서도 공중파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보신 적 있는 활동일 텐데요,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으로 각광받고 있는 ‘코딩 교육’의 일면을 알아볼 수 있는 활동으로 자주 소개되었습니다.
활동 규칙은 간단합니다. 참여한 선생님들께서 샌드위치를 만드는 순서를 순차적으로 적고 읽어 주시면, 저희 8월 교육과정 팀이 그 지시에 따라 샌드위치를 만드는 것. 저희는 지시자가 말하는 대로만 행동하여 샌드위치를 만들기 때문에 지시지가 애매한 지시를 내릴 경우 엉뚱한 행동을 하고, 엉망진창인 샌드위치를 만들거나 만들 수 없게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다함께 ‘논리’란 무엇인지, 최근 미래교육의 한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는 코딩 교육에서 강조하는 ‘논리’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또 이전에는 학교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코딩 교육이 교육과정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듯이 미래에는 계속해서 새로운 교과와 교육이 생겨날 것이라는 사실, 변화하는 교육 세계에서 교사는 무엇을 준비하고 행동해야 할지, 미래의 교육은 어떤 모습일지 같이 생각해 보고 싶었습니다.
▲ 샌드위치 만들기 시범을 보이는 모습
2. ‘왜’ 미래교육인가?
다음 활동은 ‘우리가 미래교육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라는 소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면서, 미래교육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고 마음을 활짝 열기 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과거의 우리 교육과 현재의 우리 교육을 비교하고, 그 변화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두 번째 활동의 문을 열었습니다. 1980년대의 학교의 모습 영상을 보여드리며 ‘1980년대와 코로나19 이전의 학교는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라는 질문을 던졌고 선생님들께서는 답변으로 학생 수, 교구의 변화, 모둠 수업 활성화 등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현재 학교 수업은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였습니다. 수업 공간의 제약이 없어짐, 에듀테크의 적극적 활용 등의 답변이 나왔습니다. 저희는 이 시간을 통해, 코로나19 이전까지 있었던 학교 현장의 변화 정도와 코로나19 이후 약 1년 반 동안의 있었던 변화의 크기를 비교해보고 싶었습니다. 코로나19는 교사들에게 그 어떤 때보다 교육 현장의 큰 변화를 요구했고, 이는 교사들이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미래’에 대한 준비가 필요함을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선생님들과의 대화에서도 그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았는지도요.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언젠가 또 찾아오겠지요. 이번처럼 당황하지 않기 위해, 더 잘 대응하기 위해, 미래에 대한 꾸준한 대비와 적극적 변화가 필요하리라는 것이, 저희가 선생님들과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AI 로봇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 보았습니다. AI는 미래사회와 미래교육에 대한 논의의 핵심에 놓여 있지요. 이날 선생님들께 소개해드린 AI 로봇 ‘토다이’는 일본 동경대 입학을 목표로 설계된 로봇입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토다이’가 실제로 동경대 입학시험을 치르는 동영상을 보며,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길러주는 학교가 되려면 어떤 교육이 필요할 것인가에 대하여 물음표를 던지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준비한 이야기는 현재의 학교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공유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학교는 원활할 교육활동을 위하여 더 많은 것을 갖추어야 합니다. 학교가 미래사회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버려야 할 것들도 많고요. 이러한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또한 미래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교육과정, 수업 공간, 교육활동을 위한 인프라 등에 대한 서로의 비판적 시선을 공유하며 미래에 걸맞은 학교의 필수 조건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3. 미래의 학교에 대한 즐거운 상상
무거운 질문을 던졌으니, 그다음은 조금 가볍게 선생님들의 의견을 풀어 놓으실 수 있도록 가벼운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저희가 던진 질문에 답하며 미래의 학교와 교육에 대해 마음껏, 즐겁게 상상해보시기를 바랐는데요, 교육의 주체인 선생님들께서 미래의 교육 현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를 엿볼 수 있어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총 6가지의 질문을 제시하여 모둠별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3) ‘교직 문화’에 대해서 자율 출퇴근, 복무 자유, 1인 교사 연구실 등을 꿈꾸며 즐겁게 상상하기도 하셨고, 1) ‘학생 등교’, 5) ‘교사만 교단에?’ 질문에는 ‘예’, ‘아니오’를 결정하기보다는 두 방향을 모두 고려하면서 깊이 고민해 보기도 하셨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4) ‘내 교과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당연히 살아남을 것이다. 하지만 교과 간 경계가 남아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 모둠은 교과 간 경계에 대하여 고민해 보았다.” 8월 교육과정의 대질문인 ‘경계를 넘는 교실, 새로운 교육의 모습은?’과 교육활동이 자연스럽게 관통되는 순간을 만난 듯하여, 무척 행복했습니다.
▲ 질문에 대한 선생님들의 답변
4. 미래교육 담론 바로 알기
8월 교육과정의 초반부 활동은 ‘왜 미래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선생님들께서 각자의 답을 찾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마련한 것들이었습니다. 몸풀기가 끝났으니 이제 ‘미래교육’에 조금 더 깊게 빠져들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는 교육의 주체인 우리 교사들이 알아야 할 미래교육을 둘러싼 논의들을 간단하게 요약하여 선생님들께 전달했습니다. 미래교육에 대한 논의는 현재 교육의 문제로부터 시작해서 미래사회의 변화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까지 포괄하여, 교육계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모든 주제를 다루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련된 자료를 찾을수록 고민의 수렁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해야 하는 이야기가 너무 많았던 거지요. “우리가 너무 편협한 방식으로 미래교육 담론을 다루어서 미래교육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으로 마음이 무겁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OECD의 ‘EDUCATION 2030’ 프로젝트에서 다룬 내용들이 현재 교육계에서 오가고 있는 미래교육에 대한 논의의 표준에 가깝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 OECD 학습 나침반을 경유하여 미래교육 담론을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 OECD 학습 나침반
OECD 학습나침반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된 EDUCATION 2030의 첫 번째 연구 사업으로,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규명하고 있습니다. 학습나침반을 통해 저희가 정의한 미래교육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발전, 성숙, 행복을 생각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실천하는 인간을 기르는 교육입니다. 언론에서 자주 보여주는 ‘미래’의 이미지는 미래교육을 첨단기술이나 AI 등이 미래교육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는데요, 사실 미래교육의 본질 역시 현재 우리가 지향하는 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있는 교육적 과제들을 해결하고 새로운 교육 문화를 정착시킴으로써 미래사회가 가져올 다양한 변화와 혼란에 잘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 그것이 미래교육 담론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래교육에 관한 논의에서 역량 중심 교육, 프로젝트 수업, 협력, 창의성, 메이커 교육, 시민 교육 등의 주제가 자주 등장한다는 사실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주제들은 이미 우리 교육 현장에서 관심 있게 여기고 있는 것들이지요. 교실 안에서의 변화를 준비하고 계신 선생님들 모두, 이미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5. 미래교육의 이슈들을 한 공간에서 경험해보는 부스 체험
오후의 첫 활동은 미래 교육 현장의 주체로서 우리 교사들이 연구하고 실천해 볼 만한 주제들로 구성해보았습니다. AI 활용 교육, 협력, 공간 혁신을 주제로 부스 체험을 마련하여, 저희 팀원 4명의 고민과 실천을 선생님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 옹기종기 모여 미래 교육에 대한 생각과 관점을 나누는 부스체험
1) AI와 함께하는 미래교육: 수학, 미술
미래교육과 관련하여 교실에 AI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8월 교육과정을 준비하며 저희 팀원들도 도전해보았는데요, 수학 교사인 서은지 선생님은 ‘칸 아카데미’를 활용한 수학 개별화 수업, 미술 교사인 박유정 선생님은 ‘퀵 드로우’와 ‘오토 드로우’를 활용한 미술 수업 사례 나눔을 준비했습니다.
AI를 활용한 수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이 많았던 팀원은 박유정 선생님이었습니다. 각자의 고유한 창의성과 개성을 ‘손’으로 표현해내는 미술 수업에 AI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결국 미술 교과의 본질에서 벗어난 수업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 많은 고민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미술과 AI가 이미 미술 시장에서는 큰 이슈가 되고 있다는 기사를 여러 차례 보았고, AI를 활용한 창작 활동을 하면서 이러한 고민을 아이들과 나누어 보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노래의 가사를 학생 수에 맞게 나누어 각자 담당할 가사를 정하고, 자신이 맡은 가사를 어떤 장면으로 표현할지 고민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오토 드로우로 머릿속 상상을 표현하는 활동을 해보았습니다. AI 프로그램인 ‘퀵 드로우’와 ‘오토 드로우’를 활용하니,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학생들도 AI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창조한 세계를 쉽게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AI의 창작 활동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미니 토의 시간을 진행하였고요.
저희는 AI 활용 수업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며, AI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교사의 가치관과 수업 목표에 맞는 활용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AI 프로그램은 신기하고 새롭습니다. 그러나 그 새로움보다는 ‘이 프로그램이 내 수업을 어떻게 풍요롭게 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출 때, 진정한 효과를 거두리라 생각합니다.
2) 임진묵 선생님의 공간 혁신 부스체험
효과적으로 구성된 ‘공간’은 물리적 영역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학교의 공간은 수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래서 공간 혁신 부스 체험을 통해, 교육 공간에 대한 서로의 관점을 공유하고 미래교육의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습니다. 60년 전과 오늘날의 교실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현재 학교 공간은 어떠한지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누며 프로그램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해외의 공간 혁신 학교의 영상을 본 후 선생님들이 꿈꾸는 학교를 그려보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해하시던 선생님들께서 각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학교 공간을 꾸며서 공유하고, 서로의 의견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열정적인 선생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교육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이미 학교 공간 혁신 사업을 시행했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많아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이 일부만 수용되었다는 어느 선생님의 경험을 듣고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선생님들과 한참을 대화하다 보니 선생님들의 교육적 가치관과 철학이 반영된 아름다운 공간을 얼른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졌습니다. ‘학교는 이래야 해!’라는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굳고 단단히 자리잡기를 바랍니다.
3) ALLO와 함께하는 협력 수다 나눔
‘협력’은 교육계가 오랫동안 탐구해오고 있는 대상인 동시에, 미래교육 담론의 주요 주제 중 하나입니다.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는 사람들은, 미래사회에서 우리 학생들이 겪고 해결해야 할 문제는 지금보다도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미래사회의 문제는 다양한 역량을 갖춘 사람들 사이의 협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협력의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합니다. 물론 이전에도 협력 활동을 잘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지만, 협력에 대한 미래 교육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욱 더 어깨가 무거워지는 기분이었습니다. ‘협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참 많이 들어왔고 실제로 그 중요성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협력과 관련된 연수도 참 많이 찾아 듣고 있고요. 그런데 진정한 협력이 이루어지는 수업을 만들어내는 것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협력이란 어떤 것일까요? 협력에 대한 다양한 고민 속에서, 신주희 선생님이 협력 수다 나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협력 활동과 관련하여 대단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이 아니었지만, 앞서 이야기한 질문들을 담아 선생님들과 협력에 대한 한풀이를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각자 협력과 관련하여 어떤 교육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어떤 협력 수업을 원하는지, 협력 수업에서 어떤 경험과 고민을 했었는지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꾸렸습니다. 이어서 저희가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좋은 협력’에 대한 우리의 흔한 오해에 관해 이야기하며 학생들이 협력 활동을 통해서 어떤 것을 경험하고 배워야 하는지 이야기해보았고요. 마지막으로 CSCL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원격 수업과 등교 수업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협력 도구인 ALLO를 함께 체험해보았습니다.
협력에 대한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희 교육과정 팀이 되려 배운 것이 많았습니다. 협력 수업을 하면서 얻었던 상처에 대해 위로를 얻기도 하고 또 선생님들께 배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협력의 세계를 탐구할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협력 수업과 관련하여 저희가 고민하고 도전할 것들이 참 많다는 것을, 그래서 협력의 세계가 어렵지만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6. 경계를 뛰어넘는 수업 만들기
미래의 사회는 다양한 지식을 융합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사회라고 합니다. 교과 간 구분이 엄격한 현재의 교육과정으로는 미래의 아이들이 원하는,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능력을 키워줄 수 없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교과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수업을 만드는 활동을 제안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였습니다. 사실 저희 교육과정 팀이 퍼실 선생님들과 함께 이 활동을 미리 시도해보았는데요, 쉽지 않았습니다. 교과 간 경계에 매우 익숙해져 있기에, 또는 융합 수업을 경험할 기회가 거의 없었기에 사실 정말로 어려웠습니다.
몇 차례의 논의 끝에, 미래사회의 시민들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할 사회 문제를 탐구하는 수업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교과의 교사들이 함께 하나의 수업을 만드는 활동을 제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UN에서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바탕으로 선생님들께 미래사회의 주요 과제들을 제시했고, 관심 주제가 같은 선생님들을 묶어 모둠을 구성했습니다. 모둠 내의 선생님들께서는 해당 과제를 탐구하고, 관련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과 교과별 지식, 기능 등을 통합하여 새로운 프로젝트 수업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선생님들께서 만들어주신 수업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이 활동 안 했으면 큰일났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경계를 뛰어넘는 수업을 만들고 갤러리 워크로 공유하는 모습
선생님들께서 만들어주신 새로운 교과 모두, 실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들이다 보니 교과 내용 자체가 모두 흥미롭더라고요. 또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기능을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도록 설계되어 있어, 진정 학생들이 경계를 뛰어넘어 학습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수업들이었습니다.
7. 8월 교육과정을 마친 후에…
사실 미래 교육이라는 낯선 주제를 가지고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에 많은 부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잘 맞는 우리 팀원들과 열정 넘치시는 베테랑 퍼실레이터 선생님들이 함께 해주셔서 무사히 교육과정 운영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교육과정 운영 중 어떤 것을 부탁드려도 모두 다 어렵지 않게, 정말 성심성의껏 활동해주시는 성장 교실의 모든 선생님께 감동했고 우리 교사들의 열정과 능력에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결국 저희가 미래 교육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도달한 최종 결론은 , ‘지금처럼 열심히 교사들끼리 모여서 함께 고민하고 연구해보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선생님들 계속 함께 해요. 나무학교에서!
5개월간 열심히 미래교육이라는 바다에서 헤엄친 넷,
변화하는 교육 현장에서 늘 노력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