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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P인 담임교사의 학급 운영 이야기

누구보다 P인 담임교사의 학급 운영 이야기

정다정(천안두정고등학교 윤리 교사)
저는 재기발랄한 활동가 ENFP입니다. 호기심이 많고 즉흥적이라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은 것도 참 많습니다. 사실 누군가의 담임 교사가 되기 전까지는 살면서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우고 운영할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낄 기회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교사라는 직업을 갖게 되고 우리 반이 생기면서 평소의 나다움을 고집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매일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일들이 팡팡 터지는 것이 담임의 숙명이기 때문에 저의 본성을 잠시 뒤로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학급을 운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1. 부서활동과 1인 1역 병행하기

가. 시기별 운영 내용
담임 자료 저장소
첫 담임을 맡으면서부터 여러 곳에서 공유받은 자료를 참고하여 다짜고짜 1인 1역을 운영해 봤지만 참담하게 망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발적으로 학급에 기여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학년말 제출하는 업무희망원에서 힌트를 얻어 학생들에게 1인 1역 지원서를 받았습니다. 나의 재능을 발휘하여 우리 반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라고 하니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역할들이 나왔고 모두가 의미 있게 자신의 역할을 부여받게 됐습니다. 한 학급에 30개가 넘는 1인 1역을 담임 교사가 다 기억하고 조력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서 활동을 병행하여 그 역할을 부장들에게 위임했습니다.
1인 1역 지원서
활동 보고
부서 및 1인 1역
우수 부서 시상식
나. 부서별 주요 활동
다. 학급 특색활동과의 연계 비슷한 진로의 학생들이 같은 부서이기 때문에 부서별로 진로 프로젝트를 함께하기도 용이했습니다. 올해 우리 반은 같은 책을 함께 읽고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사제동행 독서토론 활동을 하기로 했는데 같은 부서의 학생들이 같은 책을 선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바쁜 고3 학생들이 최대한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교실 내에 해당 도서를 비치하고 활동 단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독서토론 안내
방과후 독서 토론
부모님들의 격려 편지
독서 기록
혐오에 대한 카드 뉴스
단점을 장점으로 표현하기 활동
학급에서 부서 활동과 1인 1역을 병행한 지 올해로 3년째입니다. 다른 해야 할 일도 많은데 부서별로 피드백을 주다 지칠 때도 있고 매번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학생들도 저도 의미 있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3 담임을 맡은 올해에도 부서 활동을 통해 우리 반만의 추억과 성공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2. 노션(Notion)으로 기록하고, 공유하기, 협업하기

2021년 김선명 선생님의 수업흐름도를 보고 바로 교과에서 노션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해에 부서 활동을 시작해서 매달 남겨지는 사진 및 활동지는 많아지고 있는데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못해 생기부 작성이 고민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여름 방학을 이용해 학급 경영에도 노션을 도입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여름방학 내내 학급 페이지를 만들고, 2학기가 시작하면서 학생들에게 공유했습니다. 다행히 학생들의 반응이 호의적이었고 아이들의 반응에 신이 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자료들을 분류하고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따로 강의를 듣거나 책을 사진 않고 기존에 있던 템플릿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미리 기본적인 틀은 만들어 놓고 부장 및 담당 학생에게 권한을 줘서 활동 후에 해당 페이지에 활동사진과 활동지를 올려놓게 했습니다. 문헌정보과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이 아이디어를 내서 학급 페이지 한 면에 친구들이 추천한 책을 북클럽으로 정리해 나가기도 했습니다.
학급 페이지
독서 관리
그것과 동시에 상담 및 생기부 기록에도 노션을 사용했습니다. 템플릿 중에 반 전체 정보를 관리하기 유용하다 싶은 템플릿을 복사해서 기존에 엑셀에서 관리하던 명렬표를 붙여 넣고 학생별 페이지에 학생 상담 내용을 누가기록 하였습니다. 같은 양식을 하나 더 복제해서 생기부 관리용으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교사인 저에게는 모든 학생의 내용이 다 보이지만 학생들에게는 자기 페이지만 공개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에게 관련된 자료를 자기 페이지에 올려놓습니다. 학기말 생기부를 작성할 때 매우 유용해서 3년째 계속 이어가고 있고 올해에는 고3 학생들이라 진학 컨설팅에 대한 부분도 함께 기록하고 있습니다.
학생 개별 페이지(담임용)
학생과 협업하는 페이지

3. 예산 신청으로 더욱 풍성하게 학급 운영하기

때로는 예산 쓰는 것이 번거롭고 짐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다양한 학급 활동을 하다 보면 30만 원의 학급비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간단한 운영계획서만으로 예산을 지원받아 목적에 맞게 잘 사용한다면 학급 운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올해 저는 으라차차 아이사랑 프로그램과 징검다리 교실을 신청하여 각각 80만 원과 100만 원의 예산을 받았고, 교내에서도 특색활동 운영계획서를 제출해 30만 원의 예산을 추가로 지원받았습니다. 그 외 초록우산 감사 편지 쓰기나 들락날락 이벤트 참여하여 우리 반과의 소중한 추억을 쌓으시고 간식 박스를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학기 초에 학생들의 상황을 조금 일찍 파악하고 부지런히 운영계획서를 낸 덕분에 올해에는 사비로 반 티를 구입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학생들에게 반 티를 사줄 수 있었고, 어버이날에 맞춰 학부모님께 아이들이 직접 포장한 꽃을 선물할 수도 있었습니다.
체육대회
어버이날 꽃다발 선물
어버이날 꽃다발 선물
지금까지 소개한 방법대로 학급을 운영한다고 해서 학급 내 모든 문제상황을 예방할 수 없습니다. 저 역시 담임 경력은 한해 한해 늘어가는데도 학급 경영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느낌입니다. 그저 따뜻하고 안전한 학급을 만들고자 하는 부족한 교사의 노력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선생님 그거 아시죠? 만약, 학급에서 무슨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선생님의 탓은 아닙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선생님 ♡
노는 것을 매우 좋아하지만, 늘 학생들의 사랑과 존경을 듬뿍 받고 싶기 때문에 한시도 쉴 틈 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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